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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1500원 이상은 사치” 거지방 들어갔더니 일주일 지출 20%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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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443회 작성일 23-08-15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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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방 일주일 체험
지출 20%가량 아껴
“서로 자극·의지 느껴”
그래픽=손민균

“아이스아메리카노는 1500원 이상은 사치입니다!”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들은 꾸중. 이 단체 대화방에선 시시각각 각자의 지출 내역을 보고하는 말풍선이 올라온다. 저녁엔 집밥을 먹어 돈을 안 썼다는 자랑부터 갑자기 차량 수리를 하느라 30만원이 나갔다는 하소연까지 다양하다. 마땅한 이유 없는 지출이나 큰 지출엔 잔소리와 함께 옐로카드가 나오기도 한다. 이곳은 최근 10대~30대 사이에서 유행인 ‘거지방’이다.

거지방은 고물가와 경기 불황이 빚어낸 일종의 ‘웃픈(웃기면서 슬픈)’ 문화다. 젊은 세대들이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익명으로 모인다. 이들이 모인 목적은 각자 지출을 줄이고 서로 절약을 독려하기 위함이다. 매순간 각자의 지출을 단체방에 보고한다. 거지방 참여자들은 자신을 거지로 일컬으며 서로의 지출을 감시한다. 과소비엔 잔소리를 아끼지 않는다. 반대로 검소한 소비나 무지출을 자랑하며 절약 팁을 공유하기도 한다. 같은 목적의식을 지닌 여럿이 모여 서로를 칭찬하고 꾸짖으면 동기 부여가 될 것이란 기대심리가 작용한 것이다.

올해 4월쯤부터 여러 거지방이 만들어져 활성화됐으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문화 요소)이 되면서 화제가 됐다. 버블티를 마시고 싶어 음료컵에 스티커를 붙이고, 카카오톡 이모티콘은 사치니 직접 그림을 그리고 이미지를 올려 이모티콘을 대체하는 등의 대화가 인기를 얻으며 거지방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네티즌 사이에서 거지방이 유행하게 된 여러 밈(meme) 중 하나.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 거지방 들어갔더니 지출 20% 줄어… 꾸지람 들으니 정신 번쩍

이달 15일부터 21일까지 기자가 직접 거지방에 들어가 일주일간 생활하며 지출을 비교했다. 기자가 선택한 거지방은 올해 4월 16일에 만들어진 방으로 24세(1999년생)에서 37세(1986년생)까지 50명만 참여할 수 있는 방이다. 2030 직장인들로 구성된 방으로 비슷한 규모의 수입과 지출을 비교할 수 있고 50명이라는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이 있어 소통이 활발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마지막 50번째 입장의 기회를 거머쥐고 일주일 동안 거지방 생활에 참여했다.

평상시 지출(5월 8일~14일)과 거지방 입성 후 지출(5월 15일~21일)을 비교한 결과, 33만3900원 대 27만1900원으로 기존 지출에서 18.6%가량 지출이 감소했다. 거지방은 효과가 있었다.

그래픽=손민균

그저 카카오톡 대화방에 들어간 것뿐인데 어떻게 지출이 줄었을까. 지출을 보고해야 한다는 의무가 생긴 것만으로 절약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지인 선물용 스타벅스 기프티콘을 1만2000원 주고 샀다고 보고했다가 꾸지람을 듣는 등 몇차례 민망함을 겪고 나니 절약에 대한 강박은 강해졌다.

일주일 동안 배달음식을 줄이고 포장할인을 받아 저녁 식사를 해결했다. 급한 이동이 필요하지 않을 땐 택시가 아닌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카페를 이용할 때도 저렴한 카페와 음료를 선택했다. 약국에서 파는 비싼 숙취해소음료 대신 편의점에 있는 숙취해소제를 골랐다.

거지방에서 공유되는 절약 노하우도 도움이 됐다.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에서 할인쿠폰을 나눠준다는 소식을 전하거나 식자재 판매점에서 장을 보고 도시락을 만들어 먹으라고 권하는 식이다.

◇ 모두가 성공하는 건 아냐… “소통과 유희 즐기는 젊은 세대 특성 반영”

거지방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지출을 줄이기 위해선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어린이집 교사로 일하는 김모(29)씨는 거지방에서 자극을 느끼며 지출을 크게 줄였다. 평소 한달에 200만원가량을 쓰던 김씨는 지난달에 거지방에 입장하고선 지출을 30만원대로 줄였다. 김씨는 “같이 절약하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거지방에 참여했는데 서로 절약도 자랑하고 경쟁심리도 생기는 등 자극과 의지를 받아 지출을 많이 줄일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거지방에 들어갔다고 모두가 절약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이모(27)씨는 지난달 거지방에 들어가 지출 줄이기에 시도했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씨는 “며칠 반짝 효과가 있다가 결국 내 소비패턴으로 돌아와 작심삼일이 됐다”며 “지금은 거지방 활동을 중단했지만 슬기롭게 이용한다면 절약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거지방이 고물가 시기에 소통과 유희를 즐기는 젊은 세대의 특성이 드러난 문화라고 분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물가는 높아지고 경제는 어려운 시기에 절약해야 하는 젊은 사람들이 단체방에서 익명으로 서로 동병상련을 느낀다”며 ”한편으론 유머를 곁들여 서로 의지하고 소비를 줄이려는 심리도 작용한다”고 했다.

http://v.daum.net/v/20230523060117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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